온 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1학기 종강을 했습니다. 이번 글은 맨체스터 대학교 전기전자 공학과의 1학년 1학기를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맨체스터 대학교는 영국에서 공대에 지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대학교 중 한 곳이다. 사실 다른 대학교에서 공부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1학기를 보내면서 비싼 학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추천하는 인턴 회사와 영국 내 다양한 회사들 중 전기전자 공학과로 지원할 수 있는 회사들과 미팅을 여러 차례 잡아주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딱 1학기를 요약한 맨체스터 대학교에서의 전기전자를 소개하기 전 먼저 전기전자 공학과에 대해서 소개해보려 한다.
I. 전기전자공학과 (Electrical and Electronic Engineering)
전기전자공학과는 전 세계적으로도 컴퓨터 공학 (Computer Engineering)을 이어 가장 인기 있는 공대 학과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전기전자공학과는 전자기학의 원리를 공부하고, 개발하는 학과로 사실상 컴퓨터 언어 즉 코딩이 빠질 수 없는 학과이기 때문에 전자기학 및 컴퓨터 코딩 공부도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공대 중에서도 가장 힘든 전공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전기전자공학과는 다른 공대에 비해 실험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들었는데, 1학기만 보냈는데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뒤에서 소개하겠지만, 과제 시작하는 주를 기점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실험이 매주 3개씩 있는 정말 공부할게 많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전공이다.
II. 1학기 과목
영국은 거의 모든 학과의 시간표가 수강신청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에서 시간표를 배정해 준다. 게다가 영국의 학부는 3년제로 교양이 없어 모든 과목이 전공과목이다. 전공과목들은 다음과 같다.
(참고: 맨체스터 대학교의 1학기 전공과목들이기에 학교마다 상이할 수 있습니다)
- Electronic Materials (전자 재료)
- Measurement and Analytical Software
- Circuit Analysis (회로 이론)
- Digital System Design I (디지털 논리 회로 설계)
- Electronics Projects
- Mathematics (수학)
해석이 있는 전공은 한국어로 같이 적어두었습니다
III. 평가 방법
먼저 맨체스터 대학교의 평가 방법은 네 가지로 구분된다.
- 튜토리얼 (Tutorial)
- 실험 (Laboratory)
- 퀴즈 (Quiz)
- 시험 (Exam)
전공 마다 각 영역 별 반영 비율이 다르지만 시험이 70~80%로 최종 성적을 결정짓는다고 보면 된다. 영국은 1학기 동안 강의 (Lecture)와 과제만 진행한다. 종강을 하고 나면, 약 3-4 주 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을 갖는데 방학이 끝나자마자 시험을 치르게 된다. 즉 방학 동안 시험공부만 하라는 것이다. 글을 쓰는 지금 아직 시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선 1, 2, 3번에 해당하는 평가 방법에 대해서 작성해보려 한다.
1. 튜토리얼 (Tutorial) - 10%
튜토리얼 (Tutorial)은 Electronic Materials, Circuit Analysis 그리고 Digital System Design I, Measurement and Analytical Software 두 과목이 짝을 이루어 짝수인 주 (Week)에는 전자, 홀수인 주에는 후자로 2~3개의 문제를 나누어주고 한 주 동안 풀어서 제출하면 되고 3점 만점이다. 약 6번의 튜토리얼 동안 풀어서 제출한다고 점수를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튜토리얼은 매주 화요일 아침 9시까지 제출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튜토리얼 세션 (Tutorial Session)에 출석을 해야만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출석만 하면 된다 싶겠지만 과 공부를 하다 보면 새벽까지 못 자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튜토리얼 세션이 화요일 아침 9시에 있어서 한 번 늦잠을 자 0점을 받은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몸이 너무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못 간 적이 있는데, 못 간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링크가 있고 심사에서 통과하면 최종 점수에서 빠진 튜토리얼만 제외받을 수 있다. 나는 심사를 통과해 불행 중 다행으로 늦잠 잤던 한 주 튜토리얼만 0점 처리되었다.
2. 실험 (Laboratory) - 6 ~ 8% (Electronics Projects 제외)
Electronics Projects를 제외한 모든 과목은 2-3번의 3시간 실험이 있고 반영 비율은 최소 5%, 최대 15%로 구성되어 있다. 학교에서 실험에 필요한 NI의 DAQ 보드, 와이어 등 모든 재료를 학기 초에 제공한다. 실험 전 주에 Lab Script가 공지되고, 읽어가면 큰 도움이 되지만 과제하면서 Lab Script를 꼼꼼히 읽기 힘들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정보들만 읽어간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박사생들인 GTA (TA)들이 교수님들과 함께 돌아다니는데, 막상 실험에 가면 아무 안내도 없이 각자 알아서 실험을 진행하고 모르거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손을 들어 도움을 받으면 된다. 특정 실험을 제외하면 실험실 내에서 동기들과 의사소통이 허용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물어도 된다.
하지만 Electronics Projects는 매주 목요일 금요일에 3시간씩 실험이 있었다. 매주 목요일 마다 이 과목의 실험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PCB의 모든 부품들을 Schematics (개략도)를 보고 알맞은 부품을 알맞은 자리에 납땜 (Soldering)을 약 2-3 주간 진행하고, 납땜이 알맞게 되었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는 실험 (Electrical Testing)을 약 2-3주간 진행한다.
다른 실습으로는 컴퓨터실에서 CAD (Solid Works) 그리고 Altium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 제공한 PCB를 직접 디자인하고 완성된 결과를 캡처해 제출해야 한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진행된 실험은 0%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
하지만 Electronics Projects라는 과목의 시험은 온라인 (Online) 그리고 실습 (Lab)으로 진행되는데, 실습 시험의 반영 비율이 60%로 소름이 돋는 값이다. 참고로 작년 48%의 학생들이 사전에 Lab Script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낙제 (Fail) 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3. 퀴즈 (Quiz) - 0% ~ 8%
사실 거의 모든 과목의 Quiz는 Formative로 반영 비율이 0%이기 때문에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치기 좋다. 하지만, Measurement and Analytical Software라는 과목은 1학기 동안 LabView라는 컴퓨터 언어를 공부하는데 20개의 객관식으로 이루어진 Online Quiz를 쳤다. 반영 비율은 5%로 쉽지는 않았다.
거의 유일하게 모든 Quiz가 반영되는 과목은 수학 (Mathematics) 이다. 1학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수학 진단 시험 (Diagnostic Follow-Up) 시험을 쳤다. 거기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두 단원을 2 주 정도 뒤에 Quiz를 다시 친다.
그리고 수학 Lecture가 진행되는 동안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퀴즈 링크가 열리고 Online Quiz를 3번 더 치게 된다. 퀴즈 점수 반영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연습 (Practice)와 평가 (Assessed) Quiz 모두 반반 반영이 된다. 연습 (Practice) 시험은 여러 번 칠 수 있기에 가장 잘 친 점수가 반영이 되고, 평가 (Assessed) Quiz는 딱 1번만 시도할 수 있다.
사실 안일했던 나는 평가 (Assessed) Quiz만 반영이 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연습 (Practice) 퀴즈는 틀리더라도 대충 계산기도 없이 풀고 평가 (Assessed) Quiz만 심혈을 기울여 풀어 모두 만점을 받았으나, 연습 퀴즈로 인한 감점을 뒤늦게 깨달았다.
사전 평가 계획서를 꼼꼼히 읽어보자 구도팔!
IV. 1학년 1학기 후기
첫 주 시작하면서 코로나와 물갈이를 동시에 하느라 시작부터 공부를 따라가기 버거웠다. 낫고 나서는 매주 폭탄 같은 양의 새로운 단원들을 공부하기가 참 힘들었다. 거의 모든 공대가 다 그렇겠지만 다른 인문계 학과에 비해 압도적으로 양과 질적으로도 바쁘기 때문에 다양한 학과의 친구들을 사귀며 공부하기는 쉽지는 않았다. 비교적 가장 시간이 많은 1학년인 만큼 1학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해둔다면 바쁜 생활을 살면서도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시간 보낼 수 있었다. 2학기는 1학기 보다 더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공부도 친구들과 생활도 자기 계발도 더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영국 대학교에서 첫 한 학기를 마치고 지금은 크리스마스 주 (Week)를 알차게 보내고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시험 준비를 하다 정해놓은 할 일이 빨리 끝나 1학년 1학기를 정리해 보았다. 대학교에 오기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바쁘고 재밌었다. 특히 전기전자 공부가 쉽지는 않지만 재미가 있어서 버티면서 잘 해온 것 같다. 지금껏 과제 점수들도 나쁘지 않게 잘 받아오고 있으니 시험도 잘 준비해서 꼭 목표하는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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